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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가을낙엽

 

 

 

 

                          노전암 가는길, <사진>

 

 

 

가을 낙엽

 

오랬동안 가지 않았던 장산을 오르고 싶은 생각이 들어

일찌감치 등산복 차림을하고 9시50분에 집을 나섰다.

기상대에서 오늘 비가 내릴거라고 하는데...

흐린날이다

 오르는 입구,

산불초소에는 빨간잠바를 입으신 아저씨가 계신다.

여름에는 나무에 물이 올라 불날 염려가 적지만

낙엽이 떨어져 쌓여있다보니 

 담배불도 조심 해야하는 때인 것이다.

 겨울로 접어 들면서

 조심 하라는 의미인지

입구에 떡 버티고 서 계신다.

"수고하십니다." 인사를 건네고 지나간다.

얼마전에 비가내려 땅이 촉촉하게 젖어있어,

올라가는 기분도 상쾌하니

발걸음도 가벼워진다.

가뿐한 컨디션이다.  

 지난달 내장산 오를때 힘들었던 기억때문에

등산을 하지못했었는데

오늘만 같으면 어디든 갈수있을것만 같다

날씨가 흐려서일까.

 어째~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보이질 않는다.

겨울 이지만 꼭 봄 같은 느낌이들 정도로

푸근 하면서 땀까지 송글송글 맺혀

이마를 타고 흘러 내린다.

 바람마져 잠들어 버렸나

호젖한 산길을 상쾌한 기분으로 오르며

가을 끝자락의 갈참나무는

붉은색으로 수를놓고 있다.

 

 약수터에서 물 한모금을 마신다.

여름에는 철철 넘치던 물도

개미눈물 만큼이나 쫄쫄쫄 흐른다.

약수물을 받으러 오신분의 물병위로

바가지를 드리운체

조금만 받는데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이내 마음을 바꾼다.

누구나 다 산에 오르는 사람들을 위해 마련한 약수인데...

떡하니 물병을 받혀놓은 사람이

더 염치없는것 아닌가.^^  라고~

물도 한모금 마셨고, 벤취에서 휴식도 취했고,

 다시

오른쪽으로 나있는

등산로를 선택하여 걷기 시작한다.

내가 좋아하는 등산로이다.

가다보면 너덜길도 만나고

물이 흐르는 계곡도 만난다.

시내가 한눈에 내려보는

전망좋은곳도 지나고 ... 

 갈참나무의 군락을 지나는데...

온통 산이 낙엽으로 수북히 쌓여있어

나의 감성을 자극한다.

낙엽은 떨어져 쌓이고 ....

나무는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으니

이렇게 좋은 길을 이제야 올랐으니... 

 여전히 사람들은 가끔 보일뿐이다.

너무도 호젖한길을 쌓인 낙옆을 감상하며,

쉬어가기도 하고 

 만져보기도 하고

쌓인 갈참나무잎을 밟아보기도 한다. 

소리를 감상하면서....

바스락, 바스락, 바스락....

 인적이 뜸한 산길을

낙엽과 함께 걸으면서

온 산이 다

나에게로 와서 안기는것만 같다.

 갈참나무 숲도 지났다.

능선을 타고 가파른 길을 내려간다.

전망대에서 보는 산능선은

운해가 계곡마다 가득하고

멀리  보이는 산은 실루엣 처럼

 선만 이어져

더욱더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이렇게 운치있는 전망을 바라보며

챙겨간 간식 먹으고는

가파른 길을 천천히 내려간다.

늦 가을의 정취를 만킥하며

아직도 남아 붉은색으로

눈을 즐겁게 해주는

갈참나무 잎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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