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 지나서 일까
가을 느낌이 나는 어제였다
집에서는 에어컨 없이도 보낸 하루였고
충렬사에서는 높은 하늘에 구름이 예쁘고
바람불어 시원한 날이었다
숲속 벤치에 앉아 있으니 상쾌한 기분에
좋은 하루를 보내고 힐링되는 날
능소화 꽃이 남아있어 더 없이 반가웠고
꽃이 다 지고 없을 줄 알았는데 ... ^^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가을 느낌이었어
능소화 꽃 지지않고 남아있어 줘서 고맙고
감사한 하루였다.

차 한 잔의 법문
스님,
분명히 여기 내가 있는데 ...
왜? 없다하라 하십니까?

- 空과 無常 -
"공(空)"과 "무상(無常)" 은 비슷해 보이면서도 바라보는 방향이 다릅니다.
한마디로 하면,
무상(無常)은 "모든 것은 변한다" 는 가르침이고,
공(空)은 "변하는 모든 것은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가르침입니다

空사상과 無常을 비교하여
*無常 -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
무상(無常)은 존재의 변화성을 보는 것입니다.

꽃이 피었다가 지고, 해가 떴다가 지고,
젊음이 늙음으로 바뀌고, 만남이 이별로 바뀝니다
내가 가진 돈도, 명예도, 건강도, 인간관계도
영원히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무상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붙잡지 말라.
지금 있는 것도 반드시 변한다."

그래서 무상을 깊이 관하면
집착이 조금씩 풀립니다.

* 空 -- "고정된 나와 실체가 없다"
그렇다면 공(空)은 무엇인가?
공은 "아무것도 없다"는 허무가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모든 존재가 인연에 의하여 생겨나고
인연에 의하여 변하며
인연에 의하여 사라지기 때문에
고정된 독립적 실체가 없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나"를 생각해 봅시다.
나는 부모에게서 태어났고, 음식을 먹으며 살아가고,
공기를 마시고, 수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고,
교육과 경험을 통해 지금의 내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모든 조건을 떼어내고도
홀로 존재하는 고정된 '나'라는 실체가 있을까요?

불교에서는 그것을 찾을 수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공(空)입니다.

"나는 없다"가 아니라
"고정불변의 나라고 할 만한 실체가 없다."
이것이 중요한 차이입니다.

그러면 無常과 空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여기서 아주 재미있는 관계가 생깁니다.

무상하기 때문에 공하고,
공하기 때문에 무상합니다.

모든 것이 변한다는 것은
그 어떤 것도 독립적으로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뜻이고,

고정된 실체가 없기 때문에
수많은 인연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차 한잔으로 비유 한다면
여기 차 한잔이 있습니다
따뜻한 차가 식습니다.
이것이 무상입니다.

따뜻함이 영원하지 않고
차의 맛도 변하고
결국 차는 사라집니다.

그런데 조금 더 깊이 살펴봅시다.
이 차는
찻잎만으로 된 것이 아닙니다.

햇빛과 비와 흙과 농부의 손길과 물과 불과 그릇과 사람의 인연이
모두 모여 지금의 차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차 역시
홀로 독립하여 존재하는 고정된 실체가 없습니다
이것이 공입니다.

따라서,
차가 변하는 것은 無常이요,
차가 수많은 인연의 화합으로 존재하여
고정된 실체가 없는 것은 空이다.

*가장 중요한 한 가지
공을 잘못 이해하면 이렇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어차피 다 공인데
선악도 없고, 삶도 아무 의미가 없겠네."

그것은 불교에서 말하는 공이 아닙니다.
공하기 때문에 인연이 중요하고,
인연이 중요하기 때문에 업이 중요합니다.

내가 한 말 한마디가
다른 사람의 마음에 영향을 주고,
내가 베푼 작은 친절이 또 다른 친절을 낳습니다.

그래서 공을 제대로 이해하면
오리려 더욱 조심스럽게 말하고
더욱 자비롭게 행동하게 됩니다.

* 한 문장으로 정리 한다면
無常은 "모든 것이 변한다"는 눈이고
空은 "변하는 모든 것에는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눈이다.

無常을 깊이 보면 집착을 놓게 되고
空을 깊이 보면 아집을 놓게 된다.

집착과 아집이 놓이는 자리에서
비로소 자유와 자비가 피어난다.

*마음공부*의 관점에서 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무상은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이고,
공은 '나'를 바라보는 지혜이며
연기는 그 둘이 어떻게 그러한지를
설명하는 지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無常(무상) = 모든 것은 변한다.
綠起(록기) = 모든 것은 인연 따라 생긴다.
空(공) = 그러므로 고정된 실체가 없다.
慈悲(자비) = 그러니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렇게 네 고리를 하나로 묶어 보면
불교의 핵심이 상당히 선명해집니다.

空(공)과 無(무)의 게송
있다 하여 붙잡을 것 없고, 없다 하여 허무할 것 없네.
인연 따라 잠시 나타났다가 인연 다하면 다시 사라지네.

꽃이 피어도 꽃에 머물지 않고
구름 흘러도 구름을 붙잡지 않듯
오는 것은 오는 대로 받아들이고
가는 것은 가는 대로 놓아주리.

나라는 생각도 본래 공하고
내 것이라는 마음 또한 공하니
텅 빈 그 자리 고요히 바라보면
온 세상이 인연으로 피어나는 구나.

공이라 하여 아무것도 없음이 아니요
무라 하여 무든 것이 끊어짐도 아니네.
비어 있기에 다시 피어날 수 있고
놓아주기에 다시 사랑할 수 있구나.

이 공의 지혜와 무의 마음을
오늘 하루 우리의 삶 가운데 깊이 새기게 하소서.
붙잡아 괴로워했던 것은 놓게 하시고
지나간 인연에는 미련대신 감사하게 하시며
아직 오지 않은 일에는 헛된 걱정 대신
고요한 믿음을 갖게 하소서
내 것이라 움켜쥔 마음을 내려놓고
나 라는 생각에 같힌 마음을 비우며
지어 있음 속에서도 모든 인연을 귀하게 여기게 하소서.

공하므로 서로 의지하고
무상하므로 더욱 사랑하며
머무름이 없으므로 더욱 자비롭게 살게 하소서.
오늘 피어난 인연도 감사히 받고
오늘 떠나는 인연도 원망 없이 보내며
오는 것도 한마음으로 맞이하고
가는 것도 한마음으로 놓아주게 하소서.
이 작은 공덕이
나와 인연 있는 모든 이들에게 두루 미쳐
집착은 가벼워지고 마음은 맑아지며
지혜와 자비가 함께 자라나기를 발원합니다.
비어 있으되 허무하지 않고
놓았으되 잃은 것이 없으며
고요하되 모든 생명을 품는
그 마음에 머물게 하소서.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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