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명상.! 좋은 글

접시꽃 꽃씨를 묻으며...(도종환)

 

 

모든것이 떠나고 돌아오지 않는 들판에

사랑하는 사람이여, 나는 이 꽃씨를  묻습니다

 

 

 

 

 

이 들녘 곱디고운 흙을 손으로 파서

그 속에 꽃씨 하나를 묻는 일이

허공에 구름을 심는 일처럼 덧 없을 지라도

그것은 하나의 약속 입니다.

 

 

 

 

 

은가락지 같이 동그란이 꽃씨를 풀어 묻으며

내가 당신의 순하던 손에 끼워 주었고

그것을 몰래 빼서 학비를 삼아 주던

 

 

 

 

 

당신의 말없는 마음처럼

당신에게로 다시 돌려주는 내 마음의 전부 입니다

늦은 우리의 사랑처럼 저문 들판에

 

 

 

 

 

접시꽃 꽃씨를 묻으며

잊혀지는 세월 지워지는 추억 속에서도

꼭 하나 이 땅에 남아 있을 꽃 한송이 생각 합니다.

 

 

 

'명상.!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남한테 주는것.  (0) 2007.10.23
비 오는날에~~~~  (0) 2007.09.01
당신에 무덤가에...(도종환)  (0) 2007.08.22
섬. (도종환)  (0) 2007.08.22
행복한 하루 되세요.  (0) 2007.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