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것이 떠나고 돌아오지 않는 들판에
사랑하는 사람이여, 나는 이 꽃씨를 묻습니다
이 들녘 곱디고운 흙을 손으로 파서
그 속에 꽃씨 하나를 묻는 일이
허공에 구름을 심는 일처럼 덧 없을 지라도
그것은 하나의 약속 입니다.
은가락지 같이 동그란이 꽃씨를 풀어 묻으며
내가 당신의 순하던 손에 끼워 주었고
그것을 몰래 빼서 학비를 삼아 주던
당신의 말없는 마음처럼
당신에게로 다시 돌려주는 내 마음의 전부 입니다
늦은 우리의 사랑처럼 저문 들판에
접시꽃 꽃씨를 묻으며
잊혀지는 세월 지워지는 추억 속에서도
꼭 하나 이 땅에 남아 있을 꽃 한송이 생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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