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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좋은 글

섬. (도종환)

 

 

당신이 물결이었을때 나는 언덕이라 했다.

당신이 뭍으로 부는 따스한 바람이 고자 했을때

나는 까마득히 멈추어 선 벼랑이라 했다

 

 

 

 

어느때 숨죽인 물살로 다가와

말없는 바위를 몰래몰래 건드려 보기도 하다가

다만 용서하면서 되돌아 갔었노라 했다

 

 

 

 

언덕뿐인 뒷 보습을 바라보며 당신은 살았다 했다

당신의 가슴앓이가 파리하게 살갖에 배나올때까지도

나는 깊어가는 당신의 병을 눈치채지 못하였고

 

 

 

 

어느날 당신이 견딜수없는 파도를 토해 내 등을 때리고

한없이 쓰러지며 밀려가는 썰물이 되었을때

놀란 얼굴로 내가 뒤돌아 보았을때 

당신은 영영 돌아오지 못할  거리로 떠내려 가 있었다

 

 

 

 

단 한번의 큰 파도로 나는 걷 잡을수 없이 무너져

당신을 따라가다 따라가다

그만 빈 갯벌이 되어 눕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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