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가 돌아오는 봄에 피는 꽃
봄날 우리나라 산과 들에 가장 흔하게 피는 꽃이 제비꽃이다.
제비꽃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올 무렵에 피는 꽃이라서 붙여진 명칭으로, 양지 혹은 반음지의 물 빠짐이 좋은 곳에서 잘 자란다.
키는 10~15㎝로 작은 편이다.
잎은 길이가 3~8㎝, 폭이 1~2.5㎝로 가장자리에 얕고 둔한 톱니가 있다.
뿌리에서 긴 잎자루가 있는 잎이 모여 난다. 꽃은 4~5월 보라색 또는 짙은 자색으로 피는데, 잎 사이에서 긴 꽃줄기가 나오며
그 끝에 한 송이 꽃이 한쪽을 향하여 달린다. 열매는 6~7월경에 타원형으로 달린다.
서양에는 제비꽃에 얽힌 이야기가 많이 전해지는데, 나폴레옹이 제비꽃을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젊을 때에는 ‘제비꽃 소대장’으로 불릴 만큼 좋아했는데, 동지를 확인하는 표식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또 엘바 섬에 유배되었을 때에도 “제비꽃이 필 무렵 다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나폴레옹의 아내인 조세핀도 제비꽃을 무척 좋아했는데, 이혼한 후로는 단 한 번도 제비꽃을 쳐다보지 않았다고 한다.
제비꽃에는 또 그리스시대 이야기도 전해진다.
옛날 그리스시대에 아티스라는 양치기 소년이 아름다운 소녀 이아를 사랑했다.
미의 여신 비너스는 이들의 사랑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아들 큐피드에게 사랑이 불붙는 황금 화살을 이아에게 쏘게 하고,
아티스에게는 사랑을 잊게 하는 납 화살을 쏘게 했다.
그 후 이아가 아티스를 찾아갔으나 아티스는 이아를 모르는 척하며 돌아가버렸다.
이아는 너무 슬퍼서 점점 야위어가다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고, 비너스는 이아를 작은 꽃이 되게 하였는데, 그 꽃이 바로 제비꽃이다.
제비꽃은 아테네를 상징하는 꽃이었으며 로마시대에는 장미와 함께 많이 심어졌다.
그리고 그리스도교 시대에는 장미, 백합과 함께 성모께 바치게 되었는데, 여기에서 장미는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백합은 위엄을 나타내며, 제비꽃은 성실과 겸손을 나타낸다.
제비꽃은 제비꽃과에 속하며, 흔히 오랑캐꽃이라고도 불린다.
이외에도 장수꽃, 씨름꽃, 민오랑캐꽃, 병아리꽃, 외나물, 옥녀제비꽃, 앉은뱅이꽃, 가락지꽃, 참제비꽃, 참털제비꽃, 큰제비꽃 등 부르는 이름이 아주 많다.
어린잎은 식용, 뿌리는 약용으로 쓰인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시베리아 동부 등지에 분포한다. 꽃말은 ‘겸양’이다.
제비꽃은 7월에 종자를 받아 보관한 후 9월에 뿌리거나 이른 봄 새순이 올라올 때 포기나누기를 해서 번식한다.
화단이나 화분에 심으면 된다. 물 빠짐이 좋은 곳이면 어디서나 잘 자라며, 물 관리는 2~3일 간격으로 하면 된다.
제비꽃은 그 종류가 아주 많아서 우리나라에만도 60여 종이나 된다.
갑산제비꽃, 고깔제비꽃, 남산제비꽃, 노랑제비꽃, 둥근털제비꽃, 민둥뫼제비꽃, 알록제비꽃들을 참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