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에서~
억새와 함께 가을을 만나고 오던날.
다시 만난 가을
풀꽃이 숲에 가득하다.
무심히 지나치는 실바람에도 슬쩍 들썩인다.
길 멈추고, 다소곳이 무릎을 꿇는다.
풀꽃들이 저마다 빛으로, 색으로 반긴다.
피고 지는 모든 것들, 아름답다.
흐믓한 미소를 띤 마음이 시나브로 풀꽃에, 숲에 빠져든다.
멀리,
상수리나무를 쪼아대는 딱따구리의 묵직한 울림이,
바쁜 다람쥐 발자국 소리가 숲을 지나친다.
한 자락 빛이 숲의 틈을 비집고 내려앉는다.
화들짝 놀란 풀꽃과 나. 숲이 깨어난다.
나는, 도대체 나는 어디에 있는가.
멍한 생각이 숲에 떠다닌다.
돌아보고, 생각하고, 사랑하고,
가을이다.
높은 하늘과 걸려있는 한조각 구름속에서 도
가을을 만난다.
햇살에 반짝이며 일렁이는
억새의 흔들림 속에서도 가을을 만난다.
늘 푸르게 서있는 청송에서도
가을은 느껴지고 ...
멀리 보이는 해안선에서도
만날수가 있다.
더위에 지친 자를 쉬어가게 하는 나무 그늘에서도
바람과 함게 가을을 만난다.
우리는 늘 바뀌어가는 계절 앞에서
설레임과 무상함을 느낀다.
가을의 풍성함을 장산에서 느껴본다.
억새와
맑은 하늘과
하얀 뭉개구름과
서늘한 바람과
모두가
후덥지근한 여름을 보내고,
맞이하는
풍성한 가을이다.
'산행 부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산에도 가을이 내려 앉았다. (0) | 2010.11.10 |
---|---|
장산의 아름다운 단풍. (0) | 2010.11.09 |
하늘도 높고 푸른, 장산을 다녀와서 ~ (0) | 2010.09.17 |
장산 순환 허리길. 1 (0) | 2010.08.29 |
장산 순환 허리길. 2 (0) | 2010.08.29 |